남편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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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독자 김은경

요즘 남편은 6개월 된 외손자의 일상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일로 늘 분주하다. 우리 부부는 몇 달 전 지인의 소개로 온라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았다. 나는 촬영한 영상에 자막을 넣고 배경음악을 삽입하는 등 편집하는 일이 너무 번거로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남편은 교육 기간 내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교육에 임했다.

지난주에는 직접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고, 그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채널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벌써 구독자가 10명을 넘었고, 20여 개의 영상을 올렸다. 육십 대 중반을 바라보는 남편이 매사 의욕 없이 무료하게 지내다가, 유튜브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부터 생기가 넘치고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작년 맞벌이를 하던 큰딸이 첫 아이를 가진 후 아이 양육 문제로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 집 가까이 이사를 왔다. 직장생활을 하는 큰딸을 돕기 위해 외손자를 우리 집에 데려와 돌보는 일이 많아졌다. 외손자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렵지 않게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의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분유·이유식 먹이기, 목욕시키기, 아파트 밖 산책하기 등 지금까지 찍은 콘텐츠의 종류만도 꽤 많다. 유튜브를 통해 외손자 나아가 자녀들과 더 친밀해지고, 남편이 더욱 활기찬 노년을 보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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