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이모티콘

Voiced by Amazon Polly

공업탑 독자 김동석

이 녀석은 정말이지 신기하다. 사용할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애초에 이 녀석을 누가 만들었나 늘 궁금해진다.

고마울 땐 머리를 한껏 조아리고,

슬플 땐 닭똥 같은 눈물을 마구 쏟아낸다.

미안한 일이 생기면 파리가 두 손 모아 비비듯 사정없이

손발을 비비며 용서를 구한다.

애교 몸짓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앙증맞은 엉덩이를 살랑대면서 윙크까지 날리니

어느 누가 이 현란한 애교에 넘어가지 않으리오.

모두 내 자식 같지만, 그중에서도 뭉크의 절규를 형상화한

‘비명’은 내가 가장 애정하는 녀석이다.

나를 대신해 어떤 감정이든 온몸으로 표현해주는

이 녀석이 눈물 나게 고맙다.

글솜씨도 없고, 감정 표현이 서툰 나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전하는 일이

이 녀석이 탄생한 이후부터 훨씬 수월해졌다.

어떨 땐 기업체나 지자체 등에서 이 녀석 몇십 개를

무료로 수혈해주기도 한다. 대박이 따로 있나.

이따금 신박한 녀석을 출시해 유료로 판매할 때는

약간의 망설임도 있지만, 최소한 내게는 이 녀석이 얼마간의 돈보다

쓸모가 많아 가끔 구입하기도 한다.

이 녀석을 만난 건 내 인생 몇 안 되는 행운이다.

언제든 변치 않고 나와 함께해주길···. 내 사랑 이모티콘!!

Leave a comment

댓글 남기기

2 Comments

  1. 호산나

    너무 실감나게 표현 하신게 글솜씨도
    뛰어나시네요^^

  2. 호산나

    너무 실감나는 표현이, 글솜씨도
    뛰어나시네요^^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