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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독자 김동석
이 녀석은 정말이지 신기하다. 사용할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애초에 이 녀석을 누가 만들었나 늘 궁금해진다.
고마울 땐 머리를 한껏 조아리고,
슬플 땐 닭똥 같은 눈물을 마구 쏟아낸다.
미안한 일이 생기면 파리가 두 손 모아 비비듯 사정없이
손발을 비비며 용서를 구한다.
애교 몸짓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앙증맞은 엉덩이를 살랑대면서 윙크까지 날리니
어느 누가 이 현란한 애교에 넘어가지 않으리오.
모두 내 자식 같지만, 그중에서도 뭉크의 절규를 형상화한
‘비명’은 내가 가장 애정하는 녀석이다.
나를 대신해 어떤 감정이든 온몸으로 표현해주는
이 녀석이 눈물 나게 고맙다.
글솜씨도 없고, 감정 표현이 서툰 나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전하는 일이
이 녀석이 탄생한 이후부터 훨씬 수월해졌다.
어떨 땐 기업체나 지자체 등에서 이 녀석 몇십 개를
무료로 수혈해주기도 한다. 대박이 따로 있나.
이따금 신박한 녀석을 출시해 유료로 판매할 때는
약간의 망설임도 있지만, 최소한 내게는 이 녀석이 얼마간의 돈보다
쓸모가 많아 가끔 구입하기도 한다.
이 녀석을 만난 건 내 인생 몇 안 되는 행운이다.
언제든 변치 않고 나와 함께해주길···. 내 사랑 이모티콘!!
2 Comments
너무 실감나게 표현 하신게 글솜씨도
뛰어나시네요^^
너무 실감나는 표현이, 글솜씨도
뛰어나시네요^^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