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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독자 김은경
난 ESTJ, 남편은 INFP. 작년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의 MBTI 유형은 정반대.
연애 초반에는 서로 맞춰주기에 바빴기에 그런대로 잘 맞는 줄 알았죠.
부부로 살면서 이전엔 몰랐던 각자의 성향이 서서히 드러났고,
차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하소연이 끊이질 않았어요.
난 지나칠 정도로 계획적이고 현실적인 것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타입.
매사 논리적인 나를 주위에서는 가까이하기 힘들고 차갑다는 인상을 받는다고들 하죠.
반면 남편은 마냥 감성적이고 즉흥적인 걸 좋아하죠.
감정을 세상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언제나 공감을 원하는 남편은 ‘실속 없는 로맨티스트’라고나 할까.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남편은 별 고민 없이 “다음 주 당장 떠나자”라며 대책 없이 말하지만,
난 ‘어딜? 일정은? 경비는?’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먼저 생각하지요.
집안일도 난 ‘어떤 일을 먼저 끝내야 효율적일까?’를 생각하면서
머릿속에 짜인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는 성향.
그런 나의 모습이 숨이 막히는지 남편은 회사 일도 아닌데
순서 없이 자연스럽게 해나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답니다.
연애하고 결혼하고 함께한 세월이 벌써 30년.
함께 살면 서로 닮아간다고들 하지만 우리만은 예외인 듯.
돌이켜 보니 연애 시절부터 서로의 성향이 다름을 알았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매력 때문에 강하게 끌리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이해하고 보완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치지 못할 거면 이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