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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독자 김동석
우리 부부는 화성과 금성에서 온 사람처럼 성향이나 기호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유별난 조합이다. 이 시간에도 나는 ‘아내가 혹시 금성에서 온 여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내 역시 나를 ‘화성에서 온 생물체’라고 확신에 차 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개방적이고 낙관적인 나는 ENFP, 매사 진지하며 논리적인 아내는 ISTJ. ‘부먹파’인 나, ‘찍먹파’인 아내는 중국집에서 탕수육은 주문 메뉴에서 언제나 제외된다. 위에서부터 과일을 깎는 나, 아래쪽에서 시작해 과일을 깎는 아내. 먼저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는 나, 샤워한 후 머리를 감는 아내.
‘극과 극’,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30여 년을 함께 살아왔을까? 서로의 다름을 완전히 인정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서로 다름’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니 희미하게나마 희망이 보였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화성이든 금성이든 둘은 모두 하나의 우주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1 Comments
서로 코드가 잘맞는 부부는 드문것같애요
다른환경에서 자라서 연애결혼도 아니면
중매로 얼굴함보고 한달뒤 식올려
함께 산지50년 지금껏 의견이 잘안맞겨던요
자식들 제가정 다이루고ㅡ
둘만남앗으면서도 서로 보호능력이없나봅니다
우리부부에겐 그나마 노인일자리가있어
조금씩 대화가 되는것같애요